진료이야기

같은 충치인데 왜 누구는 레진이고 누구는 크라운일까?

“충치 생겼으면 그냥 레진으로 때우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제가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질문이에요. 저도 그렇게 끝낼 수 있으면 좋겠고요. 실제로 레진 한 번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다만 레진이 답이 아닌 상태로 오시는 분들도 그만큼 계세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레진이냐 인레이냐 크라운이냐를 정하는 건 환자분의 취향도, 비용도 아니고 충치가 얼마나 번졌는지와 치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예요. 오늘은 이 기준을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왜 이렇게까지 하자고 하시죠?”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충치는 아프기 전에 이미 커져 있어요.

충치를 놓치는 이유는 단순해요. 초기에는 아프지 않거든요. 겉보기엔 멀쩡하고 불편한 것도 없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이미 꽤 진행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특히 어금니끼리 맞닿아 칫솔이 못 닿는 면이나, 예전에 씌운 보철물 아래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자리가 그래요.

치과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파노라마 엑스레이 화면과 구강모형으로 환자에게 치아 상태를 설명하는 모습

“치아우식(K02)은 지난해 총환자수 632만 4,980명으로 전년 626만 8,887명에 비해 소폭 증가하며 외래 다빈도 상병 5위를 기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한 해에만 600만 명 넘게 치과를 찾는 흔한 문제인데도, 정작 본인 입안에서 언제 시작됐는지 아는 분은 거의 없어요.* 그만큼 조용히 자란다는 뜻이죠.

* 치아우식은 흔히 말하는 충치의 정식 병명이에요. 위 수치는 건강보험 심사가 끝난 외래 진료분을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입니다.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순간은 따로 있어요. “찬물 마실 때 좀 시린데 참을 만해요”라고 하시는 시점이요. 그 느낌이 왔다는 건 충치가 법랑질(치아 겉을 감싸는 단단한 껍질)을 뚫고 상아질(법랑질 안쪽의 조금 무른 층)까지 내려앉은 경우가 많거든요. 여기서 몇 달을 더 보내면 신경 코앞까지 닿고, 그때부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확 줄어요.

치료 방식을 가르는 건 결국 충치의 크기와 깊이예요.

레진과 인레이의 차이를 비용 차이로만 알고 계신 분이 많아요. 실제로는 압력을 견디는 정도, 치아 면에 밀착되는 방식, 굳으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폭이 재료마다 제각각이에요. 치아 상태와 어긋나는 재료를 얹으면 수명이 오히려 짧아지기도 해요.

치아 통증으로 한쪽 볼을 손으로 감싸고 침대에 앉아 있는 여성

얼마 전에도 어금니가 시큰거리는 걸 반년쯤 두고 보시다 오신 분이 계셨어요. 조금만 일찍 뵀다면 간단히 끝났을 텐데, 그사이 옆 치아와 맞닿는 면까지 번져 있었죠. 미룰수록 선택지가 사라지는 게 충치의 성질이에요. 치료 범위도, 회복 기간도, 비용도 같이 불어나고요.

그러니 “어떤 치료가 제일 좋냐”보다 “지금 내 치아엔 뭐가 맞냐”가 훨씬 쓸모 있는 질문이에요. 어금니에 생긴 충치라도 범위가 손톱만 한지 그보다 넓은지에 따라 답이 갈리거든요. 직접 들여다보지 않고는 답을 드릴 수 없는 이유예요.

레진·인레이·크라운은 이렇게 다릅니다.

세 가지를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좋고 나쁨의 순서가 아니라, 충치가 커지는 순서라고 봐주시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① 레진 — 충치가 작고 초기일 때
썩은 부분을 걷어낸 자리에 치아색 재료를 메우고 빛을 쬐어 굳혀요. 그날 바로 끝나고, 색이 자연치아와 비슷해 티가 잘 안 나요. 보험이 되는 경우도 있어 부담이 덜한 편이고요. 대신 굳을 때 부피가 아주 살짝 줄어드는 성질이 있어요. 넓게 파인 곳을 레진으로 밀어붙이면 가장자리가 들뜨거나 오래 못 버틸 수 있죠. 앞니나 어금니 바깥쪽처럼 보이는 자리에 작은 충치라면 이만큼 간단한 방법이 없어요.

② 인레이 — 레진으로 메우기엔 넓거나 깊을 때
파낸 홈의 본을 떠서, 그 모양에 딱 맞는 조각을 따로 만들어 끼워 넣어요. 입안에서 바로 채우는 레진과 달리 기공 과정을 거쳐 정밀하게 빚기 때문에, 음식을 씹는 압력을 버티는 힘이 레진과는 비교가 안 돼요. 재료는 크게 골드와 세라믹으로 갈리는데, 골드는 수명이 길고 치아 면에 밀착이 잘 되는 편이고 세라믹은 색이 자연치아에 가까워 눈에 덜 띄어요. 어금니가 꽤 넓게 파였다면 레진보다 이쪽이 안전한 경우가 많아요.

③ 크라운 — 남은 치아가 얼마 없을 때
치아 전체를 감싸는 방식이에요. 남은 치아 벽이 얇아졌거나, 신경치료를 끝낸 치아에 씌워요. 신경을 정리한 치아는 수분이 빠지면서 단단하지만 잘 부서지는 상태가 되거든요. 그대로 두면 멀쩡히 식사하다 쪼개지는 일이 생겨요. 크라운을 권해드리면 “굳이 거기까지?” 하는 표정을 자주 뵙는데, 남은 치아를 오래 쓰려고 씌운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인레이나 크라운처럼 따로 제작이 들어가는 치료는 만들고 다듬는 과정이 결과를 크게 좌우해요. 저희가 치과 안에 자체 기공소를 둔 것도 그래서예요. 교합(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는 상태)을 미세하게 손봐야 할 때 바로 조정할 수 있으니 제작 기간도 줄고, 환자분 치아에 맞춰 다듬기가 수월하거든요.

크라운 재료, 금이 아니면 안 될까요?

요즘 부쩍 많이 듣는 질문이에요. “금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아직도 금니를 해야 하나요?” 예전엔 어금니 하면 자연스레 금니를 떠올리셨는데, 지금은 고를 게 늘면서 오히려 고민이 깊어진 것 같아요.

기공소에서 검은 장갑을 낀 기공사가 붓으로 크라운 보철물에 도재를 쌓아 올리는 모습

골드(금니)는 무는 압력을 잘 버티고 닳는 양이 적어요. 힘이 몰리는 어금니엔 지금도 괜찮은 답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금값이 오르며 비용 부담이 커졌고, 웃을 때 드러나는 자리라면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지르코니아는 요즘 가장 많이 나가는 재료예요.** 자연치아에 가까운 색을 내면서 강도도 받쳐줘 앞니와 어금니 어디든 쓸 수 있어요. 다만 설계와 제작 완성도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편이라, 정밀하게 빚고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 지르코니아는 도자기 계열이면서 강도를 크게 높인 소재예요. 치과 말고 다른 의료 분야에서도 두루 쓰일 만큼 안정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PFM은 속은 금속, 겉은 도자기로 된 재료예요. 값이 비교적 덜 들고 단단한 편인데, 시간이 흐르면 잇몸 경계에 거뭇한 선이 비칠 수 있어요. 올세라믹은 자연스러움이 가장 뛰어나 앞니에 잘 맞는 대신, 강한 충격엔 조심하셔야 하고요.

정리해드리면, 어느 재료가 다른 재료보다 낫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재료부터 고르는 게 아니라 지금 치아 상태부터 확인하는 순서가 맞아요. 어디까지 부서졌는지, 잇몸이 버텨주는지, 무는 힘이 센 편인지, 이갈이 같은 습관은 없는지, 예전에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를 같이 봐야 오래 쓰실 수 있거든요. 물론 어느 쪽을 고르셔도 결과와 사용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레진으로 안 되고 인레이를 해야 한다는데, 왜 그런가요?
A. 파인 범위가 레진이 감당할 선을 넘었을 때 그런 말씀을 드려요. 레진은 굳으며 미세하게 오그라들어서, 넓은 자리에 채우면 틈이 벌어지거나 가장자리가 깨지기 쉽거든요. 특히 음식을 부수는 어금니는 압력이 크게 실려 더 그래요. 다만 경계에 걸친 크기라면 판단이 갈릴 수 있으니, 상태를 보고 안내해드릴게요.

Q. 어금니엔 골드 인레이와 세라믹 인레이 중 뭘 할까요?
A. 수명만 따지면 골드 쪽이 유리해요. 치아 면에 밀착이 잘 되고 깨질 걱정이 적거든요. 세라믹은 색이 자연스러워 눈에 안 띄는 게 장점인데 강도는 골드에 조금 못 미쳐요. 드러나는 자리가 신경 쓰이면 세라믹, 오래 쓰는 게 먼저면 골드를 고려해볼 수 있어요.

Q. 치료했는데 며칠째 시려요. 잘못된 건가요?
A. 치료 직후 며칠 시큰하거나 어색한 건 흔한 반응이에요. 다만 2주가 지나도 통증이 안 잡히거나, 뜨거운 것에 유난히 오래 반응한다면 신경까지 자극이 닿았을 수 있어요. 버티지 마시고 다시 들러주세요. 회복 양상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Q. 안 아픈데 굳이 지금 치료해야 하나요?
A. 안 아플 때가 오히려 고를 게 가장 많은 시기예요. 충치는 통증보다 앞서 시작되고, 아프기 시작하면 이미 신경 가까이 온 경우가 많거든요. 똑같은 치아여도 언제 오시느냐가 레진으로 끝날지 크라운까지 갈지를 갈라놔요.

Q. 시리면 다 충치인가요?
A. 아니에요. 잇몸이 내려가 뿌리가 드러났거나, 칫솔질이 세서 치아가 닳았거나, 이갈이로 실금이 갔을 때도 시릴 수 있어요. 충치 쪽 시큰함은 특정 치아 한 곳에서 되풀이되고,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여운이 남는 편이에요. 원인이 다르면 손대는 방법도 달라지니 확인이 먼저예요.

충치 치료를 미뤄두셨다면

저는 무조건 큰 치료부터 권하지 않아요. 자연치아보다 좋은 재료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보철물은 어디까지나 잃어버린 부분을 대신하는 보조 수단이고요. 상태가 애매할 때 범위를 넓히기보다, 지금 꼭 필요한 치료인지부터 같이 따져보는 게 저희 진료실의 기준이에요.

부천 신중동역 에센스치과 진료 안내

의료진 3인이 진료하고 있어 원하시는 날짜로 예약이 비교적 수월해요. 인레이·크라운 같은 보철 치료는 치과 안 자체 기공소에서 직접 만들고 바로 조정합니다. 진료는 월·수·목·금 09:30~18:00, 화요일은 야간 진료로 20:30까지 봐요. 토요일은 점심시간 없이 09:30~14:00 진료합니다.

찬 음식에 자꾸 시리거나, 음식물이 유난히 잘 끼거나, 예전에 치료한 자리가 다시 불편하시다면 검색만 하지 마시고 한 번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부천 중동·신중동 근처에서 충치 치료를 미뤄두셨다면 편하게 상담부터 받아보셔도 좋아요. 꼼꼼히 살펴보고, 지금 필요한 것만 말씀드릴게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이며, 실제 진단·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