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이야기

잇몸치료라는 한마디 안에 들어 있는 네 가지 단계

스케일링을 받으러 왔다가 잇몸치료 이야기를 듣고 나면 대부분 표정이 굳으세요. “잇몸치료면 째고 꿰매는 거 아니에요?” 하고 되묻는 분도 계시고요. 답부터 드리면 잇몸치료는 수술 하나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에요. 잇몸 안쪽 청소부터 수술까지 여러 단계가 묶인 이름이고 대부분은 앞쪽 단계에서 시작해요. 어느 단계까지 필요한지는 검사와 치료 뒤의 재확인으로 정해지고요. 오늘은 그 단계가 어떻게 나뉘는지, 치료를 받고 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진료실에서 설명하는 순서대로 적어볼게요.

잇몸치료는 한 가지 치료가 아니에요.

잇몸병은 치아와 잇몸 사이 틈에서 시작돼요. 이 틈이 염증으로 깊어진 공간을 치주낭이라고 하는데, 칫솔도 스케일링 기구도 잘 닿지 않는 곳이라 치석과 세균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스스로 빠져나가지 못하죠. 염증이 오래 이어지면 치아와 잇몸뼈를 이어주는 치주인대, 그리고 치조골(치아를 받쳐주는 잇몸뼈)까지 조금씩 줄어들어요.

얼마나 깊이 내려갔는지는 사람마다, 같은 입 안에서도 치아마다 달라요. 앞니는 겉 청소로 충분한데 어금니 안쪽 한두 곳만 깊은 경우도 있거든요. 치료도 그래서 입 전체에 같은 처치를 하는 게 아니라 부위별로 필요한 깊이만큼 들어가요.

“비외과적 술식만으로는 깊은 치주낭 내의 치석과 치태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힘든 경우에는 외과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잇몸병(치주질환)

공공 건강정보에서도 수술은 앞 단계로 충분하지 않을 때 고려하는 순서로 설명해요. 처음 검사만으로 수술을 정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단계는 눈과 말과 사진으로 정해요.

잇몸 상태를 볼 때 저는 세 가지를 같이 봐요. 먼저 눈으로 보이는 것. 치석이 어디에 많이 붙어 있는지, 붓거나 쉽게 피가 나는 자리가 있는지, 잇몸을 살짝 눌렀을 때 금방 제 모양으로 돌아오는지, 유난히 붉거나 검붉은 곳은 없는지 확인해요.

진료의자에 앉은 환자에게 의료진이 모니터의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가리키며 잇몸뼈 상태를 설명하는 장면

다음은 환자분이 평소 느끼신 작은 불편이에요. 한쪽으로만 음식이 자꾸 끼는지, 피가 매번 같은 곳에서 나는지, 입냄새가 최근 심해졌는지, 치아가 예전보다 길어 보이는지, 씹을 때 유독 불편한 이가 있는지. 사소해 보여도 잇몸뼈 상태를 짐작하게 해주는 단서가 되더라고요.

크라운이나 임플란트가 있는 분이라면 그 주변을 따로 봐요. 보철물 둘레는 구조상 음식이 잘 끼고 칫솔이 닿기 어려운 틈이 생기기 쉽거든요. “씌운 이 한 곳에서만 냄새가 나요”, “임플란트 옆으로 음식이 자꾸 들어가요” 같은 말씀이 있으면 치석 제거와 별개로 그 자리를 자세히 확인해요. 오래된 보철물이라고 무조건 바꾸진 않아요. 틈이 벌어졌거나 모양이 달라진 게 보일 때만 더 살펴요.

마지막이 엑스레이예요. 잇몸뼈가 어디까지 내려갔는지는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워서 필요하면 사진으로 뿌리 주변과 뼈 높이를 확인해요. 치석이 많아 보이는데 잇몸은 단단한 분이 있고 겉은 깨끗한데 어금니 한 곳만 깊이 상한 분도 있어요. 겉으로 보이는 지저분함과 실제 잇몸 상태는 늘 같이 가지 않아요.

네 단계는 이렇게 나뉘어요.

첫 번째는 스케일링이에요. 치아 겉면과 잇몸선 가장자리에 붙은 치석·치태를 떼어내는 가장 기본 단계죠. 염증이 가볍다면 스케일링과 올바른 칫솔질만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아요.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잇몸 안쪽 뿌리 청소예요. 치근활택술*이라고 부르는데, 겉에서 닿지 않는 잇몸선 아래 뿌리 면에 붙은 치석을 긁어내고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 과정이에요. 필요하면 국소마취를 하고 입 안을 몇 구역으로 나눠 여러 번에 걸쳐 진행해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치근활택술을 치근(치아 뿌리)에 남은 치석과 백악질(뿌리를 덮는 얇은 층) 일부를 제거해 뿌리 면을 매끈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설명해요. 표면이 매끈해야 치태가 덜 달라붙고 다시 생긴 치석도 떼어내기 쉬워지거든요.

구강거울을 입안에 넣어 치아 안쪽과 잇몸 경계를 비춰 보는 검진 클로즈업

잇몸 안쪽에 염증으로 상한 조직까지 남아 있다면 치주소파술로 그 부분을 걷어내요. 이건 모든 분께 하는 게 아니라 검사에서 필요하다고 나온 자리에만 해요.

마지막 단계가 잇몸수술이에요. 진행이 많이 돼서 앞의 방법으로는 깊은 곳까지 관리하기 어려울 때, 잇몸을 열고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을 고려해요. 이것도 처음부터 정해두진 않아요. 기본 치료를 먼저 하고, 피와 붓기가 얼마나 가라앉았는지 다시 본 다음 다음 단계가 필요한지 판단하죠.

치료 뒤에 달라지는 느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잇몸치료를 마치고 거울을 본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이 있어요. “선생님, 이 사이가 벌어졌어요.” 치료 때문에 치아가 움직인 건 아니에요. 틈을 메우고 있던 치석이 빠지고 부었던 잇몸이 제자리로 줄어들면서 원래 있던 공간이 드러난 거예요.

찬물에 한동안 시릴 수 있어요. 치석이 덮고 있던 뿌리 쪽 면이 드러나서 생기는 반응이에요. 대개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데 정도와 기간은 개인차가 있어요. 특정 치아 하나만 계속 아프거나 시린 느낌이 오래 간다면 그 이에 다른 문제가 있는지 따로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치료 전에 미리 말씀해 주세요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경우,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임신 중인 경우, 얼마 전 다른 치과에서 수술을 받은 경우, 예전 스케일링 때 피나 통증이 유난히 심했던 경우. 치료가 안 된다는 뜻이 아니라 출혈 조절이나 진행 시기, 자세를 맞추기 위한 정보예요. 약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면 약봉투 사진을 보여주셔도 돼요.

치료가 끝난 뒤가 재발을 가르죠.

잇몸 안쪽을 깨끗하게 정리해도 세균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쌓여요. 생활이 그대로면 치료한 그 자리가 다시 나빠지기 쉽고요. 잇몸뼈는 한번 줄면 저절로 다시 차오르지 않아요. 치료의 목표도 더 줄어들지 않게 붙잡아두는 것이에요.

치아 모형의 아래 앞니 사이 틈에 치간칫솔을 넣어 닦는 모습

제가 치료 뒤에 꼭 챙겨드리는 건 치실이나 치간칫솔이에요. 칫솔모가 들어가지 못하는 치아 사이 틈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점검 간격도 달라져요. 만 19세 이상이면 건강보험으로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어요. 이건 보험 기준일 뿐이고요. 잇몸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보통 3~6개월마다 한 번씩 잇몸을 점검받는 편이 좋아요. 커피나 담배는 치석이 빨리 다시 붙는 환경을 만드니 횟수라도 줄여보시고요.

자주 묻는 질문

Q. 잇몸치료는 한 번에 끝나나요?
대부분 몇 번에 나눠서 해요. 깊은 부위는 국소마취를 하고 구역별로 진행한 뒤 잇몸이 얼마나 가라앉았는지 다시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하거든요. 횟수와 기간은 염증 범위에 따라 개인차가 커서 검사 후에 안내해 드려요.

Q. 많이 아픈가요?
깊은 곳을 다룰 때는 마취를 하고 진행해요. 염증이 있는 잇몸은 자극에 예민해서 참는 것보다 마취를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어요. 느끼는 정도는 치료 범위와 개인 민감도에 따라 다르죠.

Q. 수술까지 가야 하는 건 어떤 경우예요?
기본 치료를 한 뒤에도 깊은 부위의 염증이 남아 있을 때 고려해요. 처음 검사만으로 수술을 정하지 않고 앞 단계 치료의 반응을 보고 판단하는 게 순서예요.

Q. 잇몸에서 피가 나는데 스케일링을 받아도 되나요?
받으셔도 돼요. 오히려 피가 난다는 건 잇몸 속 염증을 알려주는 표시일 수 있어서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관리 방향을 잡는 게 더 중요해요. 염증이 깊으면 스케일링에 앞서 잇몸치료를 먼저 하게 될 수도 있고요.

Q. 피가 멈췄으면 치료를 안 받아도 되나요?
한두 번 난 피라면 칫솔질 때문일 수도 있어요.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거나 붓기, 입냄새가 함께 있다면 멈춘 것처럼 보여도 검진을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큰 치료부터 권하지 않아요.

잇몸치료의 목적은 치석을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자연치아를 가능한 한 오래 쓰도록 지금 필요한 만큼만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죠. 신중동 에센스치과는 세 명의 의료진이 진료하고 있어요. 잇몸 한 곳만 보지 않고 충치와 보철물, 임플란트까지 입 안 전체를 살펴 치료 순서를 잡아요. 어느 치아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 지금 단계가 스케일링으로 충분한지 설명을 듣고 나서 결정하셔도 늦지 않아요.

양치할 때 같은 자리에서 피가 나거나 잇몸이 들뜬 느낌이 이어진다면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해요. 화요일에는 야간 진료를 하니 퇴근 뒤에 들르셔도 괜찮아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이며, 실제 진단·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