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빠질 이인데 순서까지 신경 써야 하나요?”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님께 자주 듣는 말이에요. 빠지는 시기는 아이마다 몇 달씩 차이가 나는 게 흔해서, 날짜만 보고 조급해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진료실에서 더 눈여겨보는 건 유치 빠지는 순서, 좌우 대칭, 그리고 빠진 자리가 얼마나 오래 비어 있는지예요. 하나를 더 보태면 이가 빠지지 않았는데도 조용히 올라오는 영구치가 있다는 점이에요.
유치는 언제부터 어떤 순서로 빠질까요?
젖니라고도 부르는 유치는 모두 20개예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나기 시작해 두세 살이면 다 자리를 잡아요. 이 유치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건 대개 만 6세 전후부터죠.

첫 번째로 빠지는 건 아래 앞니인 경우가 많아요. 다음은 위 앞니, 그 옆의 앞니 순이고 송곳니와 어금니 쪽은 그보다 뒤에 바뀌어요. 앞쪽에서 시작해 안쪽으로 차례차례 넘어간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워요. 사랑니를 뺀 영구치*는 초등학교를 마칠 즈음이면 대부분 제자리에 와 있고요.
*영구치는 사랑니를 빼면 28개, 사랑니까지 치면 32개예요. 다만 사랑니는 사람에 따라 아예 없거나 네 개가 다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MSD 매뉴얼 일반인용 「치아 생물학」).
이 순서가 모든 아이에게 똑같지는 않아요. 성장 속도가 저마다 다르니 앞뒤가 조금 바뀌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시기에도 개인차가 있어요. 문제는 차이가 클 때예요. 가장 늦게 바뀌어야 할 자리가 한참 먼저 빠지거나, 한쪽만 바뀌고 반대쪽은 그대로라면 한 번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빠지는 이 없이 올라오는 6세 어금니가 있어요.
부모님이 가장 많이 놓치는 이가 이거예요. 제1대구치, 흔히 6세 어금니라고 부르는 첫 번째 큰 어금니는 빠진 유치 자리에 나는 게 아니라 유치 어금니 맨 뒤쪽 빈 잇몸에서 새로 솟아요.
“6세부터, 영구치가 유치를 밀고 나오기 시작합니다. 영구 제1대구치(6세)는 최후방 유구치 바로 뒤쪽으로 맹출되며 어떤 유치도 대체하지 않습니다.”
빠진 이가 없으니 새 이가 났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워요. 생김새도 유치 어금니와 비슷해서 그냥 원래 있던 이로 여기기 쉬워요. 맨 안쪽에 못 보던 어금니가 보인다면 유치가 아니라 평생 써야 할 영구치일 가능성이 커요.
이 어금니는 씹는 면의 홈이 깊어서 음식물이 잘 끼는 데다 칫솔도 끝까지 닿기 어려운 자리에 있어요. 한번 썩으면 손보기 번거로운 자리라 처음 몇 년의 관리가 중요하죠. 양치 지도와 함께 실란트(어금니 씹는 면의 홈을 미리 메워 두는 예방 처치)를 고려해 볼 만해요. 불소도포 이야기는 충치가 없는데도 불소도포를 권하는 이유에 따로 정리해 두었어요.
일찍 빠져도, 늦게 빠져도 영구치 자리가 흔들려요.
유치는 잠깐 쓰고 마는 임시 이처럼 보여도 하는 일이 있어요. 아래에서 올라올 영구치에게 길을 잡아 주고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게 지켜 주는 역할이에요.
충치 때문에 유치를 너무 일찍 뽑게 되면 그 자리를 잇몸이 덮고 점점 단단해져요. 영구치가 이 단단해진 조직을 뚫고 나와야 하니 올라오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어요. 유치 충치를 오래 두면 염증이나 고름이 잇몸 안쪽까지 번져 아직 나지 않은 영구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어차피 빠질 이”라도 충치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반대로 유치가 제때 안 빠지고 버티면 영구치가 자리를 못 찾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비켜서 올라와요. 유치와 영구치가 두 줄로 겹쳐 보이는 이중 치열이 이런 경우예요. 덧니나 부정교합(위아래 이가 어긋나게 맞물리는 상태)으로 이어지면 나중에 교정을 고민하게 되기도 해요.
드물게는 영구치가 처음부터 없는 경우도 있어요. 이때는 유치가 오래 버티고 있어 겉으로는 별일 없어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 공간이나 배열 문제로 드러나곤 해요.
집에서 거울로 확인할 수 있는 네 가지
아이가 웃거나 말할 때 이가 잘 보이니 그 순간을 활용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돼요.

- 좌우가 비슷하게 바뀌고 있는지. 오른쪽 앞니가 빠졌는데 왼쪽은 몇 달째 단단하다면 눈여겨볼 신호예요.
- 빠진 자리가 반년 넘게 비어 있지는 않은지.
- 앞니가 멀쩡한데 옆쪽이나 안쪽 이가 먼저 빠지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세요.
- 새로 나는 이가 유치 뒤쪽으로 올라와 두 줄이 되지는 않았나요?
습관도 같이 보시면 좋아요. 손가락을 빨거나 입을 벌리고 숨 쉬는 버릇은 이가 늘어서는 모양과 턱이 자라는 방향을 바꿔 놓기도 해요. 부드럽고 단 음식 위주로 먹다 보면 턱이 충분히 자라지 못해 영구치가 날 공간이 빠듯해지는 경우도 진료실에서 꽤 보고요.
이럴 땐 치과에서 한번 보세요
빠진 자리가 6개월 넘게 비어 있을 때, 영구치가 유치 뒤로 겹쳐 올라올 때, 한쪽만 바뀌고 반대쪽은 그대로일 때, 순서가 크게 어긋났을 때.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사진으로 잇몸 속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게 도움이 돼요.
흔들리는 이, 집에서 빼도 될까요?
저절로 빠질 만큼 흔들리는 이라면 기다려 주는 쪽이 나아요. 억지로 잡아당기거나 자꾸 흔들면 잇몸이 다치거나 그 자리에 염증이 생길 수 있거든요.
아이가 겁을 낸다면 이가 빠지는 게 아픈 일이 아니라 큰 이가 나올 자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풀어서 말해 주세요. 흔들리는데도 한참 안 빠지거나 뒤에서 영구치가 이미 보이기 시작했다면 무리하지 말고 치과에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해요.
치과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나요?
눈에 보이는 건 이미 나온 이뿐이에요. 치과에서는 방사선 사진으로 잇몸 속에서 기다리는 영구치의 위치와 방향, 빠진 이는 없는지까지 함께 봐요. 충치가 있는지만이 아니라 이가 들어설 공간과 턱이 자라는 흐름도 같이 살피고요.

문제를 일찍 찾으면 비교적 간단한 처치나 습관 조정으로 대응이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순서가 크게 어긋나 있다면 성장기에 맞춰 교정 여부를 상의하기도 하죠. 어떤 방법이 맞을지는 아이 상태를 보고 정해지고 경과에도 개인차가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또래보다 이가 늦게 빠지는데 괜찮을까요?
몇 달 정도 늦는 건 흔한 일이라 그것만으로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만 한쪽만 늦거나, 빠질 시기가 한참 지났는데 흔들림이 전혀 없다면 사진으로 영구치가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Q. 유치에 충치가 생겼는데 어차피 빠질 이라 그냥 둬도 되나요?
치료를 권해요. 염증이 번지면 아래에서 준비 중인 영구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일찍 뽑게 되면 영구치가 늦게 나오기도 하고요. 치료 방법은 충치 깊이와 남은 기간을 보고 정해요.
Q. 이가 빠진 자리가 몇 달째 비어 있어요.
6개월이 넘도록 새 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 잇몸이 단단해져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 영구치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겉으로는 구분이 어려워요.
Q. 영구치는 몇 개가 나나요?
사랑니를 빼면 28개, 사랑니까지 치면 32개예요. 사랑니는 사람마다 나는 개수가 다르고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요.
Q. 아이 첫 치과 검진은 언제 가면 좋을까요?
첫 유치가 나고 6개월 안, 늦어도 돌 무렵이 흔히 권하는 시점이에요. 이가 바뀌기 시작하는 6~7세 무렵에는 빠지는 순서와 영구치 방향을 한 번 더 확인해 두면 좋아요.
이가 바뀌는 시기, 한 번 짚고 가면 마음이 편해요.
이 시기의 변화는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이어져요. 하루하루는 티가 안 나도 순서와 대칭을 가끔 살펴 두면 이상한 흐름을 일찍 알아채게 돼요. 부천 원미구 신중동역 근처 에센스치과에서는 아이 치아 검진 때 빠지는 순서와 잇몸 속 영구치 상태를 함께 설명해 드려요. 화요일 야간 진료도 있으니 하교 뒤 시간이 빠듯하다면 참고해 주세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이며, 실제 진단·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