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이야기

칫솔 바꿀 때는 달력보다 칫솔모 끝을 먼저 보세요.

“칫솔은 얼마 만에 바꿔야 해요? 석 달이면 되죠?” 검진을 마치고 일어서실 때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짧게 답하면 칫솔 교체주기는 보통 1~3개월 사이예요. 저는 날짜보다 칫솔모 상태를 먼저 보시라고 말씀드려요. 같은 칫솔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닳는 속도가 꽤 다르거든요.

오늘은 언제 바꾸면 좋은지, 어떤 칫솔이 내 입에 맞는지, 쓰는 동안 어떻게 두면 좋은지를 차례로 적어볼게요.

석 달은 평균일 뿐, 사람마다 바꿀 때가 달라요.

흔히 말하는 3개월은 평균에 가까운 숫자예요. 양치할 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분은 한두 달 만에 칫솔모가 벌어지기도 하고 살살 닦는 분은 조금 더 버티기도 하죠. 하루에 몇 번 닦는지, 어떤 칫솔을 쓰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바꿀 시기에 개인차가 있다는 뜻이에요.

오래 쓸 수 있다고 해서 계속 쓰는 건 권하지 않아요. 칫솔모는 겉보기에 멀쩡해도 탄력이 조금씩 빠지고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세균도 쌓여 가요. 날짜가 남았어도 칫솔모가 벌어졌다면 그날이 바꿀 날이에요.

석 달도 안 됐는데 칫솔모가 옆으로 확 퍼진다면 칫솔보다 닦는 힘을 의심해 볼 만해요. 세게 문지르는 습관이 오래가면 치아와 잇몸 경계가 파이는 치경부마모증(치아 목 부분이 닳아 홈이 생기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해서 치아 목이 파였을 때 확인할 것들도 함께 읽어 보시면 좋아요.

이런 신호가 보이면 날짜와 상관없이 바꿔요.

칫솔을 세워 놓고 옆에서 또 뒤에서 한 번씩 보세요. 생각보다 금방 티가 나요.

새 칫솔로 바꿀 때

· 칫솔모가 바깥쪽으로 퍼졌거나 끝이 닳았어요
· 칫솔모 색이 변했거나 손잡이 틈에 이물질이 끼어 있어요
· 감기나 구내염(입안이 헐어 생기는 염증)을 앓고 막 나았어요
· 쓰다가 잇몸이 쓸리는 느낌처럼 불편함이 생겼어요

여행이나 회사에서 쓰는 휴대용 칫솔은 집 칫솔보다 더 빨리 오염되기 쉬워요. 케이스 안에서 축축한 채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서죠. 휴대용은 교체 간격을 집 칫솔보다 짧게 잡는 편이 좋아요.

아이 칫솔도 더 자주 살펴봐 주세요. 아이들은 칫솔을 씹거나 한쪽으로만 눌러 닦는 일이 많아서 어른 칫솔보다 모양이 빨리 망가지거든요.

닳은 칫솔로 닦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벌어진 칫솔모는 치아와 잇몸에 제대로 붙지 않아요. 열심히 닦아도 칫솔모가 엉뚱한 방향으로 누우니 치태(치아에 달라붙는 끈적한 세균 막)가 그대로 남기 쉽죠. 남은 치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잇몸 염증, 입냄새, 충치로 이어지기 쉬워요.

끝이 거칠어진 칫솔모는 잇몸을 긁기도 해요. 양치할 때마다 피가 비친다면 칫솔 상태를 먼저 보시고 칫솔을 바꿨는데도 같은 자리에서 피가 계속 난다면 잇몸 쪽 문제일 수 있어요. 이 경우는 잇몸에서 피가 날 때 확인할 것들에 정리해 두었어요.

욕실이 늘 습한 집이라면 칫솔이 마를 틈이 적어서 세균이 더 빨리 늘어나요. 칫솔 상태를 조금 더 자주 들여다봐 주세요.

내 입에 맞는 칫솔을 고르는 네 가지 기준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치아 모형을 사이에 두고 전동칫솔과 일반 칫솔을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

교체를 잘 지켜도 칫솔이 입에 안 맞으면 닦이는 곳만 닦여요. 매장에서 고를 때는 가격이나 디자인보다 아래 네 가지를 보시면 돼요.

칫솔모 강도부터 볼게요. 너무 단단하면 잇몸에 상처가 나기 쉽고 너무 부드러우면 치태가 덜 닦여요. 대부분은 부드러운 것에서 중간 정도 사이를 고르시면 무난해요. 잇몸이 약하거나 시린 이가 있다면 부드러운 쪽으로, 치석이 금방 쌓이거나 이 사이에 음식이 잘 끼는 편이라면 중간 강도를 써 보셔도 돼요. 단단한 모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피하시길 권해요.

“칫솔질은 치아를 닦는 것이 아니라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를 닦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딱딱한 치아와 연약한 잇몸을 동시에 닦아야 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칫솔은 부드러운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 올바른 구강관리법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가 부드러운 칫솔을 권하는 것도 칫솔질의 목표를 잇몸 경계에 두기 때문이에요.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누리집에서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관리법을 안내하는 코너예요.

칫솔 머리 크기는 어른 기준으로 앞니 두세 개를 한 번에 덮는 정도가 알맞아요. 머리가 크면 맨 안쪽 어금니나 사랑니 주변까지 닿기 어렵고 반대로 작으면 한 번에 닦이는 면이 좁아 시간이 길어지죠. 입이 작은 분과 아이들은 작은 머리가 편해요.

손잡이는 젖은 손으로 잡아도 미끄러지지 않는 게 좋아요. 손힘이 약한 어르신이나 아이는 얇은 손잡이보다 조금 두툼한 쪽이 힘 조절이 쉬워요. 칫솔모 배열도 한번 보세요. 높낮이가 서로 다른 모는 울퉁불퉁한 치아 면과 치아 사이에 고루 닿고 끝을 둥글게 다듬은 모는 잇몸 자극이 덜해요.

고르기 어렵다면 검진 받으러 오셨을 때 물어봐 주세요. 잇몸이 붓는 자리나 잘 안 닦이는 자리를 보면 어떤 칫솔이 맞을지 이야기하기가 훨씬 쉬워요.

칫솔은 덮개를 씌우기보다 바람이 통하게 두세요.

대리석 세면대 위 컵에 칫솔 한 자루가 세워져 있고 옆에 수건이 접혀 있는 욕실

다 쓴 칫솔은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물기를 털어 머리가 위로 오게 세워 두세요. 깔끔해 보이려고 덮개를 씌우는 분이 많은데 덮개 안은 습기가 갇혀서 오히려 세균이 늘기 좋은 환경이 돼요. 통풍이 잘되는 칫솔걸이가 덮개보다 나아요.

가족이 욕실을 같이 쓴다면 칫솔끼리 머리가 맞닿지 않도록 간격을 두세요. 칫솔을 두 개 마련해 번갈아 쓰는 것도 방법이에요. 한 자루가 충분히 마르는 동안 다른 하나를 쓰는 거죠.

양치 습관 자체가 궁금하다면 하루 세 번 닦는데도 충치가 생기는 이유도 함께 보시면 좋아요. 칫솔이 닿지 않는 자리와 닦는 타이밍을 따로 정리해 두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산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칫솔모가 벌어졌어요. 바꿔야 하나요?
네, 바꾸시는 게 좋아요. 벌어진 칫솔모는 치아에 제대로 닿지 않아서 기간과 상관없이 세정력이 떨어져요. 매번 이렇게 빨리 벌어진다면 닦을 때 힘이 너무 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도 함께 살펴보세요.

Q. 감기 나은 뒤에 꼭 칫솔을 바꿔야 할까요?
바꾸는 쪽을 권해요. 앓는 동안 쓰던 칫솔에는 세균이 남아 있기도 해서 감기나 구내염이 나은 뒤 새 칫솔로 시작하면 위생 면에서 마음이 편하죠.

Q. 아이 칫솔도 어른처럼 석 달마다 바꾸면 되나요?
아이 칫솔은 더 자주 확인해 주세요. 씹거나 눌러 닦는 일이 많아 모양이 빨리 망가지는 편이에요. 머리가 작은 아이용 칫솔을 쓰면 안쪽 어금니까지 닦기도 쉬워요.

Q. 단단한 칫솔이 더 잘 닦이지 않나요?
세정력은 강하게 느껴져도 잇몸에 상처를 내기 쉬워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권하지 않아요. 칫솔질의 목표는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를 닦는 거라 그 자리에 부드럽게 붙는 칫솔이 더 맞아요. 잇몸 상태에 따라 맞는 강도는 개인차가 있어요.

Q. 칫솔이 맞는지 치과에서 봐 주기도 하나요?
검진 때 편하게 물어보시면 돼요.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자리, 치태가 자주 남는 자리를 보면 칫솔 강도나 머리 크기를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같이 이야기해 볼게요.

칫솔을 바꿨는데도 불편하다면 같이 봐요.

칫솔 하나 바꾸는 일은 사소해 보여도 매일 두세 번씩 입에 들어가는 도구예요. 새 칫솔로 바꿨는데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시린 곳이 그대로라면 칫솔보다 잇몸과 치아 상태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부천 신중동역 근처 에센스치과에서도 검진 때 칫솔 고르는 것까지 편하게 물어보실 수 있어요. 평일 낮에 시간 내기 어렵다면 화요일 야간 진료를 이용해 보세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이며 실제 진단·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