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이야기

잇몸 색이 검게 변했다면 병일까요, 색소일까요?

“원장님, 잇몸이 원래 이렇게 까맸나요? 사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웃는 사진을 확대해 보다가 잇몸 색이 신경 쓰여 오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답부터 드리면 잇몸이 검게 보이는 것은 멜라닌 색소 때문일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질환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같은 ‘어두운 잇몸’이어도 붓기나 피가 같이 있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오늘은 진료실에서 잇몸 색을 어떻게 나눠 보는지 순서대로 적어볼게요.

건강한 잇몸은 색보다 결로 먼저 보여요.

치은(잇몸을 가리키는 말)은 건강할 때 은은한 분홍빛을 띠어요. 손끝으로 눌러보면 탄력이 있고 표면은 매끈하게 치아를 감싸고 있죠.

그런데 이 분홍빛이 모두에게 똑같지는 않아요. 잇몸 두께나 그 아래 혈관이 얼마나 비치는지, 평소 생활 습관에 따라 같은 건강한 잇몸이어도 조금 더 진하거나 옅게 보이거든요. 저는 색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단단한지, 붓지 않았는지, 피가 나지 않는지를 함께 봐요.

잇몸 색은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붓기·출혈·고름이 같이 있는지와 묶어서 봐야 해요. 이 한 가지만 기억하셔도 괜한 걱정은 많이 줄어들 거예요.

붉게 붓는 잇몸은 염증이 보내는 신호예요.

양치할 때마다 칫솔에 피가 묻고 잇몸 가장자리가 빨갛게 부풀어 있다면 색소보다는 치은염을 먼저 의심해요. 치태(치아 표면에 붙는 끈적한 세균막)와 치석이 잇몸 경계에 쌓이면서 염증이 생긴 상태죠.

“잇몸이 붉게 보이고 부어 오르며, 단단하고 팽팽하게 치아를 감싸지 않고 움직여지게 됩니다. 특히 양치나 식사 중 잇몸에서 쉽게 피가 날 수 있습니다.”

MSD 매뉴얼 일반인용, 치은염 (2024년 4월 검토)

MSD 매뉴얼*에서도 같은 설명이 나와요. 눈여겨볼 건 이게 잘 아프지 않다는 점이에요. 통증이 없으니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죠.

*MSD 매뉴얼: 미국 제약사 머크(MSD)가 펴내는 의학 참고서로, 일반인용 판은 의료진 검토를 거쳐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돼 있어요.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자리에서 특히 자주 생겨요. 앞니 안쪽이나 안쪽 어금니 주변이 대표적이고 치아가 겹쳐 난 곳이나 오래된 보철물이 닳은 자리도 음식물이 끼기 쉬워 잇몸이 쉽게 붓더라고요. 생리 주기나 임신으로 호르몬이 바뀌는 시기에 잇몸이 예민해지기도 하고요.

이 단계라면 스케일링과 칫솔질 습관을 바로잡는 것만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요. 방치하면 염증이 잇몸 속으로 파고들어 치조골(치아를 붙잡아주는 잇몸뼈)까지 영향을 주는 치주염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피가 반복된다면 미루지 않으시는 편이 좋아요. 잇몸치료가 어떤 단계로 나뉘는지는 잇몸치료 네 가지 단계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어요.

거뭇한 잇몸은 대개 색소가 원인이에요.

붓지도 않고 피도 안 나는데 잇몸 일부가 갈색이나 거무스름하게 보인다면 멜라닌 색소일 가능성이 커요. 피부에 점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가 활발하게 일하면 잇몸에도 색이 침착되는 거죠.

이 자체는 질환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현상에 가까워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원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서 아래 경우는 구분해서 보고 있어요.

  • 흡연: 잇몸이 검어지는 원인으로 가장 흔하게 꼽혀요. 담배 연기 속 성분이 잇몸 세포를 자극해 색을 어둡게 만들고 실제로 흡연하시는 분들에게서 훨씬 자주 보여요.
  • 금속 재료: 예전에 때운 아말감(은색 충전재) 같은 금속성 재료가 주변 잇몸 색을 어둡게 만들기도 해요.
  • 복용 중인 약: 특정 약물이 잇몸 색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 드물게는 흑색종 같은 질환이 원인일 때도 있어서 갑자기 생겼거나 모양·크기가 변하는 반점은 그냥 넘기지 않아요.

헷갈리기 쉬운 경우가 하나 있어요. 치주염이 진행되면 잇몸이 검붉게 어두워지면서 부어오르고 고름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이건 색소가 아니라 염증이에요. 색이 어두워도 출혈이나 통증, 고름이 함께 있다면 단순 색소로 보지 않아요.

진료실에서 잇몸 색을 볼 때 같이 확인하는 것들

“까만 게 문제인가요?”라고 물으시면 저는 몇 가지를 되물어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담배를 피우시는지, 드시는 약이 있는지, 그 자리에 예전에 치료받은 이가 있는지요.

장갑 낀 손으로 치경을 입안에 대고 잇몸과 치아 상태를 살펴보는 검진 장면

입안을 볼 때는 색만 보지 않아요. 그 자리가 부어 있는지, 건드렸을 때 피가 나는지, 고름이나 들뜬 느낌은 없는지를 같이 확인하죠. 색소인지 염증인지부터 나누는 게 첫 단계예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치석이나 염증은 스스로 찾기 어려워서 검진이 필요하고요.

보철물 주변이라면 가장자리가 잘 맞는지, 닳거나 들뜬 곳은 없는지도 살펴봐요. 맞지 않는 보철물이 잇몸을 계속 자극하면 그 자리만 붓고 색이 변하기도 하니까요.

거울 앞에서 먼저 볼 세 가지

① 양치할 때 피가 나는지 ② 잇몸 가장자리가 부풀어 있는지 ③ 색이 최근에 갑자기 변했는지.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색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 검진 때 함께 말씀해 주세요. 셋 다 아니고 오래전부터 비슷한 색이었다면 색소일 가능성이 높아요.

검은 잇몸을 밝게 하는 시술은 언제 고려할까요?

건강에 문제가 없는 색소라면 치료는 선택이에요.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드러나거나 사람을 자주 만나는 일을 하셔서 신경이 쓰이는 분들이 심미적인 이유로 상담을 받으세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예요. 색소가 있는 잇몸 표면층을 기구로 얇게 벗겨내는 방법이 있고 약제로 색을 밝히는 방법도 있어요.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색소가 얼마나 깊고 넓게 퍼졌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알아두실 점도 있어요. 회복에 보통 2주 정도가 걸리고 색소가 깊으면 여러 번 나눠 받아야 할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색이 다시 올라오기도 하고요. 특히 흡연을 계속하면 다시 검게 변하는 경우가 흔해서, 시술을 생각하신다면 금연을 같이 계획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결과와 유지 기간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잇몸 색을 지키는 관리는 칫솔질과 금연에서 시작해요.

색소든 염증이든 집에서 할 일은 비슷해요. 칫솔모를 잇몸 쪽으로 45도쯤 기울여 대고 쓸어내리듯 부드럽게 닦아 주세요. 세게 문지르면 오히려 잇몸에 작은 상처가 나서 붓거나 피가 날 수 있어요.

칫솔모를 치아와 잇몸 경계에 대고 칫솔질하는 입가 근접 사진

칫솔만으로는 치아 사이가 잘 안 닦이니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하루 한 번은 같이 써 보세요. 입이 자주 마르는 분은 침이 세균을 씻어내는 힘이 약해지니 물을 자주 드시는 것도 도움이 돼요.

흡연은 잇몸 색뿐 아니라 잇몸으로 가는 혈류를 줄여 염증이 생겼을 때 회복도 더디게 만들어요. 아프지 않아도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검진을 받으시고 그때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정리하면 잇몸 경계가 한결 깨끗해지죠. 스케일링 건강보험은 해마다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 올해 아직 안 쓰셨다면 연말 전 스케일링 보험 기준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잇몸이 원래부터 까만 편인데 치료를 꼭 받아야 하나요?

아니요, 꼭 받으실 필요는 없어요. 붓기나 출혈 없이 오래전부터 비슷한 색이었다면 대부분 멜라닌 색소이고 시술은 보기에 신경 쓰이실 때 고려하는 선택이에요. 다만 한 번은 검진에서 색소가 맞는지 확인받아 두시면 마음이 편하실 거예요.

Q. 담배를 끊으면 잇몸 색이 돌아오나요?

돌아오는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요. 흡연이 잇몸 색을 어둡게 만드는 대표 원인이라 금연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얼마나 밝아질지는 흡연 기간과 색소 정도에 따라 개인차가 커요. 시술을 받은 뒤에도 흡연을 이어가면 색이 다시 진해지기 쉬워요.

Q. 크라운 씌운 이 주변 잇몸만 회색으로 보여요.

금속성 재료가 주변 잇몸 색을 어둡게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보철물이 오래돼 가장자리가 닳았거나 들떴다면 잇몸이 자극을 받아 붓기도 하니, 그 자리에 붓기나 피가 있는지 함께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Q. 잇몸이 빨갛고 피가 나는데 아프지는 않아요. 괜찮은 건가요?

아프지 않아도 치은염일 수 있어요. 잇몸 염증은 초기에 통증이 거의 없어서 놓치기 쉬워요. 이 시기에는 스케일링과 칫솔질 교정만으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으니, 피가 며칠 이상 반복된다면 검진을 받아 보세요. 회복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어요.

Q. 잇몸에 검은 점이 하나 새로 생겼어요.

새로 생긴 점은 한 번 보여주시는 게 좋아요. 대부분은 색소침착이지만 드물게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어서 크기나 모양이 변하는지 확인이 필요하거든요. 언제쯤 생겼는지 기억나시면 같이 알려 주세요.

색이 신경 쓰인다면 원인부터 같이 짚어봐요.

잇몸 색은 생각보다 많은 걸 알려줘요. 그렇다고 사진 한 장으로 겁먹으실 필요는 없어요. 염증 신호인지, 그냥 타고난 색소인지만 나눠도 다음에 할 일이 훨씬 분명해지거든요.

에센스치과는 부천 원미구 신중동역 가까이에 있어요. 의료진 세 명이 진료하고 있어 예약을 잡기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에요. 평일 낮에 시간 내기 어려우시면 화요일 야간 진료를 이용하셔도 좋아요. 중동·신중동에서 잇몸 색이나 붓기가 마음에 걸리셨다면 현재 상태부터 편하게 확인해 보세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이며, 실제 진단·치료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